1. 서 론
2. 고체추진기관의 구조 건전성 모니터링
2.1 고체추진기관의 열화 메커니즘
2.2 고체추진기관의 기존 구조 건전성 평가
2.3 기타 추진기관의 구조 건전성 평가
2.4 고체추진기관 구조 건전성 모니터링의 미래 기술 연계 가능성
3. 고체추진기관 구조 건전성 모니터링 기술의 연구 동향
3.1. 미국
3.2 중국
3.3 일본
4. 결 론
1. 서 론
고체추진기관(solid propulsion system)은 단순한 구조, 높은 에너지 밀도, 우수한 저장성과 운용성으로 인해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핵심 추진 시스템이다[1]. 그러나 고체추진기관은 점화 이후 추력 제어와 재점화가 어려우며 고체추진제의 경우 다른 추진제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비추력이 낮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핀틀을 활용한 추력 제어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핀틀의 이동으로 노즐의 개도를 조절하여 압력을 급격하게 저하하여 소화를 시키고 추가적인 점화기를 이용한 재점화 방식을 도입하기도 한다[2]. 고체추진기관 내부에 발생할 수 있는 추진제의 기포나 균열은 연소 안정성을 저하시키기 때문에 추진제 및 구조체의 상태를 정밀하게 평가하는 ‘건전성 평가’ 기술을 필수적으로 요구한다. 특히 장기 저장 및 반복 운송 중에 발생하는 온도, 습도, 진동, 충격 등 다양한 환경적 스트레스는 추진제의 물리·화학적 특성 변화 및 구조적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이는 연소 시 비정상 추력 발생을 야기하며, 심각한 경우 예기치 않은 추진기관 폭발 위험으로 이어질수 있다.
기존의 고체추진기관 건전성 평가는 주로 파괴시험(destructive testing, DT)에 의존해왔다[2]. 그러나 이 방식은 시편 제작 및 지상연소시험을 수행하기 위한 시제 소모가 발생하고, 고비용 및 장시간이 소요되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한계는시스템 수명예측 및 건전성 평가에 신뢰성을 저하하는 요소로 작용한다[3]. 이러한 기존의 접근방식에 대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하여 최근에는 비파괴 기반의 구조 건전성 모니터링(structural health monitoring, SHM)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4].
SHM 기술은 다양한 센서를 활용하여 고체추진기관의 열화(degradation) 징후를 실시간 진단함으로써 고장 발생 전에 필요한 정비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예방적 정비 기법에 해당하는 ‘상태기반정비(condition-based maintenance, CBM)’ 체계 구성을 가능하게 한다.
이미 액체추진기관(liquid propulsion system)이나 가스터빈추진기관(gas turbine propulsion system) 등에서는 계측 기반 상태 모니터링 기술과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을 접목해 이미 실시간 상태 진단과 예측 기반 유지관리를 오래전부터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고체추진기관은 점화 이후 연소 제어가 불가능한 비가역적 특성과 센서 내장이 불리한 극한 운용 환경, 그리고 구조 및 열화 특성의 비선형성으로 인해 디지털 트윈 기술의 적용이 비교적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시험 데이터 획득의 제약과 초기 조건 설정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가스터빈이나 액체추진기관에 비해 실시간 상태 반영 및 예측 정비 기능 구현에 한계가 있다[5]. 이에 따라 센서 기반 디지털 트윈 기술의 고체추진기관 분야에의 적용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적용을 위한 다양한 시도와 연구들이 국내외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고체추진기관에서 디지털 트윈의 핵심 요소는 센서 기술로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고도화되고 있으며, 특히 광섬유 브래그 격자(fiber bragg grating, FBG) 센서, MEMS 기반 열화 가스 센서, 피에조 센서 등은 각기 다른 물리량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복합 환경 조건에서도 정밀 계측이 가능하다[4]. 디지털 트윈은 실제 시스템의 상태를 반영하는 가상 모델로, 센서 데이터를 바탕으로 실시간으로 물리적 시스템의 상태를 모사하고 나아가 미래 성능을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는 단순한 3D 모델을 넘어 물리 및 화학 기반 시뮬레이션과 데이터 기반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기술을 결합하여 구성되며 실제 시스템의 열화, 결함, 잔존수명 등을 사전에 예측하는 데 유용하다. 특히 획득한 센서 데이터에 다중물리 해석(multiphysics simulation)이나 분자동역학(molecular dynamics) 기반 열화 모델링을 결합한다면 디지털 트윈 구현을 위한 기반 기술이 될 수 있으며, 고충실도 디지털 트윈(high-fidelity digital twin) 기술은 추진제 내부의 변화까지도 가시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6].
본 논문에서는 고체추진기관의 열화 특성과 기존 건전성 평가 방법을 서술하고, 타 추진기관에서 성공적으로 도입된 기술 사례를 비교 분석함으로써 고체추진기관에의 적용 가능성을 고찰한다. 또한, 고체추진기관에 디지털 트윈 기술을 성공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센서 기술, 신호처리 기법, 시뮬레이션 모델의 통합 연구 방향을 소개하고, 향후 발전 과제를 제시한다.
2. 고체추진기관의 구조 건전성 모니터링
고체추진기관은 점화 이후 연소를 제어할 수 없는 비가역적 특성을 가지므로 추진제 내부의 열화 상태가 운용 시 심각한 안정성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실제로 추진제가 부분적으로 경화되거나 미세 균열이 발생하면 연소 압력의 불균일, 추진력 저하로 인한 탄도 특성의 변화와 임무 실패뿐만 아니라 폭발과 같은 치명적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험성을 수반한다.
고체추진기관은 장기간 보관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저장 환경 중 반복적인 온·습도 변화, 기계적 스트레스, 산화·분해 반응 등 다양한 환경 인자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내부 성질이 서서히 열화된다. 이러한 열화는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기적인 건전성 평가를 통해 추진제의 기계적 강도, 연소 특성, 화학적 안정성 등을 정량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또한, 고체추진기관의 수명 주기 관리 측면에서도 건전성 평가는 필수적이다. 설계된 수명에 도래한 고체추진기관을 모두 폐기하는 방식은 비용 면에서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상태에 기반한 평가를 통해 수명 연장 가능 여부를 결정하고 선별 폐기하는 방식이 더 경제적이고 합리적이다.
따라서 고체추진기관의 건전성 평가는 단순한 품질 검사 수준을 넘어 무기체계의 운용 안정성과 작전 신뢰성, 그리고 경제적 자원 운용의 핵심이며, 이에 대한 정밀하고 체계적인 평가 방법의 정립은 국방 과학기술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2.1 고체추진기관의 열화 메커니즘
열화는 온도, 습도, 자외선, 진동과 같은 외부환경이나 시간 경과에 따른 노화(aging) 등에 의해 손상되거나 성능이 저하되는 현상을 일컫는다. 고체추진기관의 열화는 단일 원인보다는 고체추진제, 케이싱, 단열재, 결합면, 노즐 등 여러 구성요소에서 발생하는 화학적, 기계적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추진제는 다양한 물질을 결합시키는 역할을 하는 바인더(binder)의 산화, 수분 흡수, 열사이클에 의한 분자 구조 변화로 인한 화학적 열화와 진동, 충격 등에 의한 내부 계면 박리, 미세 결함 등이 누적되는 기계적 열화를 겪는다. 더불어 추진제를 둘러싼 구조물 또한 열화 환경에 노출된다. 연소관은 온도 변화에 따른 열응력 또는 추진제와의 접착 계면에서의 열팽창계수 차이로 인해 추진제와 연소관 사이의 박리 및 균열이 발생할 수 있으며, 습기나 산화 가스의 침투로 부식이 되기도 한다. 단열재는 반복되는 열·기계 하중에 의해 경화되거나 탈락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열화 현상들이 복합적으로 진행되면 가장 치명적인 결과인 추진제와 연소관 사이의 계면 박리를 야기할 수 있으며, 이는 고체추진기관 시스템 전체의 구조 불안정을 유발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7]. Figs. 1,2,3,4는 고체추진기관의 열화로 인해 나타나는 대표적인 현상들이다.
Fig. 1은 접착력 저하로 인해 추진제 그레인과 라이너 계면이 분리된 상태를 나타낸다. Fig. 2는 저장 중 누적된 기계적·열적 응력에 의해 추진제 내부에 균열이 발생한 모습을 보여준다. Fig. 3에서는 가소제 등의 구성 성분이 내부에서 이동하면서 추진제 내부 조성이 불균일해진 상태를 확인할 수 있으며, Fig. 4는 지지력 부족 또는 장기 저장으로 인해 추진제 형상이 처지거나 변형된 상태를 나타낸다.
최근에는 이러한 복합 열화가 물리적, 화학적으로 동시에 진행된다는 점에서 단일 인자 접근이 아닌 다중물리적 열화 해석이 요구되고 있다.
2.2 고체추진기관의 기존 구조 건전성 평가
대한민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에서는 고체추진제의 저장 중 열화 상태를 평가하기 위해 저장탄약 신뢰성 평가 프로그램(armament stockpile reliability program, ASRP)을 중심으로 한 관리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이 활동을 통해 정기적인 열화 평가와 샘플 시험, 지상연소시험, 실탄 사격 등의 결과를 통해 고체추진기관의 사용 가능성 및 폐기 시점을 과학적으로 판단하고 있다[8]. 국내 ASRP 활동은 미군 체계를 참조하여 구축되었으며 일부 탄약군에 한해 실탄 사격 시험 및 X-ray 기반 비파괴 검사도 병행되지만 전반적으로는 파괴검사를 통한 열화 진단이 핵심 평가 방법으로 자리잡고 있다. 국내 연구기관과 군수 관련 부서에서는 일정 주기마다 대표 샘플을 채취하여 인장 강도, 연신율, 밀도 등의 기본적인 기계적 특성 평가와 지상연소시험, 점화 특성 시험 등의 기능성 평가를 수행하고 있다. 시료가 확보되어 있는 경우 이와 병행하여 온도반복시험, 가속노화시험 등을 수행하고 취득한 데이터를 실제 연소 시험 데이터와 비교·종합하여 고체추진기관의 수명 연장 여부나 폐기 결정의 근거 자료로 활용된다[9].
또한 추진제의 화학적 열화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열중량 분석기법(thermogravimetric analysis, TGA), 푸리에 변환 적외선 분광법(Fourier transform infrared spectroscopy, FTIR), 기체 크로마토그래피-질량 분석기법(gas chromatography-mass spectrometry, GC-MS) 등과 같은 분석 기법을 통해 결합제의 분해 정도, 분해 부산물, 열분해 반응 특성 등을 정량적으로 평가하고 있다[10]. 이들 분석 기법의 주요 특징은 Table 1에 정리되어 있다. 이는 기계적 특성 변화와 함께 종합적인 열화 진단의 중요한 척도로 활용된다.
Table 1.
Characteristics by analysis method[10]
2.3 기타 추진기관의 구조 건전성 평가
액체추진기관, 가스터빈 등의 추진기관에서는 센서 획득 데이터를 기반으로 디지털 트윈, AI 기술과 융합한 추진기관 건전성 평가 방법이 활발히 적용되고 있다. 해당 추진기관들은 고체추진기관과 비교하여 내부 접근이 상대적으로 용이하고, 반복 운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센서 기반의 실시간 진단 및 예측 알고리즘 적용이 고체추진기관에 비하여 빠르게 발전하였다.
2.3.1 액체추진기관
액체로켓의 경우 밸브 제어나 터보펌프 등을 통해 추력 조절이 가능하며 일부 구성에 터보펌프와 같은 회전체가 포함되기도 한다. 고속 회전, 고온 환경에서 작동한다는 특성으로 인해 열·응력 실시간 모니터링을 필요로 한다. 고체추진기관이 연소 중간 제어가 불가능하다는 것과 달리 액체추진기관은 운전 상태에 따라 연속 시뮬레이션을 수행하고 실시간 피드백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진다.
NASA의 Armstrong Flight Research Center에서 개발한 FOSS는 FBG 센서를 실시간 응력 및 열 실시간 감지에 활용하여 디지털 트윈 모델과 연계하고 있다. 이는 대형 액체 발사체의 극저온 연료 탱크 내부 벽에 부착되어 외부 데이터 수집 시스템, 디지털 트윈 연산 장치와 연결되어 실시간으로 액체의 높이를 파악할 수 있다. 1/4인치 단위 정밀도로 상태를 추적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는 발사 안전성 향상과 연료 관리 자동화에 적극 기여하고 있다[11].
Jiménez-Mena 등[12]은 RL10A-3-3A 액체 로켓 엔진을 대상으로 디지털 트윈 모델을 구축하고, 연소실, 노즐, 터보펌프 등의 구성 요소에 작용하는 열 및 기계적 하중을 시뮬레이션하여 구조 응답을 예측하였다. 이러한 접근은 실환경 하에서의 구조 건전성 모니터링뿐만 아니라, 엔진 성능의 최적화에도 기여함으로써 디지털 트윈 기반 구조 분석의 유효성을 입증하였다. Fig. 5는 비행 중 델타 IV 발사체 주변에 형성된 태양광 조사 영역을 3차원으로 시뮬레이션한 것으로, 로켓 구조물에 작용하는 복사열 하중을 평가하는 데 활용된다. 이와 같은 시각화는 발사체 자세, 궤적, 태양 위치에 따른 열유속 분포를 정밀하게 모델링할 수 있게 하여 Fig. 6에서 도시하는 바와 같이 고충실도 디지털 트윈 기반의 열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12]. 이는 실시간 센서 데이터와 연계된 구조 건전성 모니터링 기술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2.3.2 가스터빈추진기관
가스터빈추진기관은 회전부의 열·응력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다. 항공기 엔진은 대표적인 가스터빈추진기관의 일종으로 상태 진단을 위해 정기점검 및 예측 정비에 의존하고 있었으나 엔진 상태를 실시간으로 반영할 수 없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최근 디지털 트윈 기술의 도입으로 실시간 상태 감시와 예측 정비가 가능해지고 있다.
NASA와 미 공군은 디지털 트윈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해 실시간 센서 데이터와 고충실도 시뮬레이션을 통합하는 기술을 공동 연구하고 있으며, 해당 기술은 열화에 따른 미세한 이상 징후를 조기에 감지하고, 남은 수명을 기반으로 예측 정비를 수행하는 기반 기술로 활용되고 있다[13].
Rolls-Royce는 Airbus A350 XWB 항공기에 탑재되는 Trent XWB 엔진에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하여 터빈 블레이드의 실시간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유지보수 및 성능 최적화를 구현하고 있다. 이들은 인공지능 기반의 데이터 분석 기법을 적용하여 누적 열사이클, 피로도, 미세손상 정도를 학습하고 설계 수명을 기준으로 잔존 수명을 계산할 수 있도록 Fig. 7과 같은 디지털 트윈 엔진을 운영하고 있다[14]. 이는 비정상적인 패턴을 사전에 감지할 수 있으며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수행할 수 있다.
영국의 Hartwell 등[15]은 자원이 제한된 항공엔진 운용 환경에서의 상태 모니터링을 수행하기 위한 분산형 디지털 트윈(distributed digital twin) 기반 건강 관리 체계를 제안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각 엔진 단위에 경량 합성곱 신경망(convolutional neural network, CNN) 모델을 탑재하여 현장에서 실시간 상태 추정을 수행하고 식별된 이상 징후에 따라 데이터 전송 우선순위를 지정하였다. 중앙 통제 시스템은 전송된 핵심 데이터를 통해 CNN 모델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며 실물 엔진과 가상 모델 간의 정합성을 유지한다. 이 시스템은 Rolls-Royce의 Pearl 15 엔진에 실제 적용되어 비행 중 발생 가능한 결함 징후 및 전조 현상을 실시간으로 탐지하는 데 성공하였다. 또한, NASA의 터보팬 엔진 데이터셋을 기반으로 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본 시스템의 재현성과 실시간 적용 가능성이 검증되었다.
국내에서도 관련 연구가 진행되었다. 국방과학연구소에서는 Fig. 8과 같이 1차 원리 기반의 디지털 트윈 모델을 활용하여 가스터빈 엔진의 성능 적응 기법 및 가스 경로 분석을 통해 실시간으로 이상 상태를 진단되는 방법을 제안하였다. 성능 적응 기법은 실측 데이터에 기반한 변수 조정을 통해 디지털 트윈의 출력을 실제 엔진 데이터에 근접하게 모사 하였으며 여기서 추정된 변수는 각 구성품의 열화나 성능 변화를 반영하였다. 이를 통해 고압 압축기 가변 가이드 베인(high-pressure compressor variable guide vane, HPCVGV), 2차 공기 시스템, 가변 노즐에서 동시에 이상 상태를 탐지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해당 연구에서는 제한된 수의 측정 데이터만으로도 고장 구성품을 식별할 수 있었으며 가스 경로 해석을 통해 시스템의 열역학적 이상을 파악할 수 있었다. 또한 측정 데이터가 왜곡된 경우에도 성능 적응 과정을 통해 추정값을 기반으로 정상 상태와의 오차를 비교하여 고장 여부를 명확히 판단할 수 있음이 검증되었다[16].
2.4 고체추진기관 구조 건전성 모니터링의 미래 기술 연계 가능성
고체추진기관 건전성 평가의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실제 운용 환경에서 발생하는 열화 징후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해석할 수 있는 센서 기반 시스템의 도입이 필수적이다. 구조 응력, 온도, 변형률 등 주요 열화 지표를 정밀 측정할 수 있는 센서 기술을 활용할 경우 고체추진기관의 상태를 비파괴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열화 진행을 조기에 감지함으로써 유지보수 비용과 운용 시간을 효율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이러한 센서 기반 접근법은 향후 디지털 트윈을 포함한 예측 진단 기술과의 연계를 위한 핵심 인프라로 작용한다.
최근에는 고체 추진체에 적합한 내장형 센서, 스마트 실링(smart sealing), 센서-신호해석 일체형 구조물 등의 기술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FBG 센서는 전자기 간섭에 강하고, 폭발성 환경에서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체추진제 내부 모니터링에 적합한 센서로 평가된다. FBG 센서를 통해 추진제의 경화도 변화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으며, 균열 발생 및 확장, 박리 위치 등을 정밀하게 추적할 수 있다. 이를 단면 중앙에 원형으로 최소 세 개 이상을 분산 배치할 경우 추진제와 케이싱 사이의 박리 및 균열 탐지 정밀도가 더욱 향상된다. Fig. 9와 10에 제시된 축소형 고체추진기관 실험 설계에 따르면 모형 내부에 여러 가닥의 FBG 센서가 추진제와 단열층 경계 부근 중심으로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 센서 네트워크를 통해 내부 다중 지점에서 변형률을 실시간으로 동시에 감지할 수 있으며 균열 또는 박리 발생 시 센서 간 각도 기반 차이를 분석하여 이상 발생 위치를 정확히 추정할 수 있다.
압전 센서 역시 고체추진제의 기계적 건전성 모니터링에 활용되며, 특히 polyvinylidene fluoride(PVDF) 기반 압전 필름 센서는 추진제 경화 초기 단계에서 정전 용량 변화를 통해 상태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되었다. 다만 압전 센서는 환경 변화에 민감하며 정적인 상태에서는 감지 한계가 있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이러한 센서 기술은 분산 센서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고체추진기관 내부 전역에 걸친 실시간 데이터 수집 및 열화 조기 경보 체계를 구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4].
센서를 활용한 고체추진로켓의 실시간 상태 모니터링이 선행되면 디지털 트윈과의 연계 활용을 통해 고충실도 물리 모델 구축, 인공지능 기반 데이터 분석, 분자 수준의 열화 예측 기법의 통합 등이 가능해진다. 고체추진기관용 디지털 트윈 시스템은 일반적으로 물리적 시스템, 가상 시뮬레이션 코어, 의사결정 계층의 3단계로 구성된다.
Fig. 11과 같이 실제 고체로켓모터와 부착 센서로 구성된 물리 세계에서 압력, 온도, 변형률 등 실측 데이터를 수집한 후, 이를 디지털 트윈 코어(digital twin core)로 전송하여 해석을 수행한다. 코어는 열-기계 연계 다중물리 시뮬레이션 모델과 기계학습 기반 예측 알고리즘으로 구성되며, 연소 및 열전달 특성과 구조 응답을 통합적으로 모사한다. 최종 계층인 모니터링 및 의사결정 레이어는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체추진기관의 이상 상태 탐지 및 잔존 수명 예측 결과를 운영자에게 제공함으로써, 시스템의 신뢰성과 유지보수 효율을 크게 향상시킨다[3]. 이와 같은 구조는 단순한 열화 감지 수준을 넘어, 물성 변화로 인한 구조 반응 예측, 열화 원인 분석, 수명 종료 시점 추정까지 가능하게 하며, 궁극적으로는 차세대 무기체계의 상태기반정비 및 수명주기관리(life cycle management, LCM) 체계로 확장될 수 있다. 이 기술은 고장 원인의 실시간 추적, 이상 상태 조기 경보 및 정비 주기 최적화를 가능하게 하여 전체 시스템 운용 비용 절감에 기여한다.
3. 고체추진기관 구조 건전성 모니터링 기술의 연구 동향
고체추진기관의 미래기술 융합 적용은 그 기술적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기타 추진기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딘 편이다. 고온·고압·가연성의 폐쇄 환경, 내부 센서 내장의 어려움, 전원공급 및 데이터 수집의 제약을 가진다는 특성으로 인해 다른 추진기관에서 적용되던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이에 따라 고체추진체 특유의 조건을 고려한 맞춤형 센서 설계, 수동형(passive) 데이터 수집 기술, 연소 전 평가 중심의 예측 모델 등이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3.1. 미국
국방 분야에서는 고체 추진체계의 열화 및 성능 저하를 예측하고 유지보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디지털 트윈 기술이 활발히 도입되고 있다. 미국 공군은 Minuteman III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유지보수 체계에 디지털 통합 플랫폼인 Teamcenter를 적용하여 3D 모델링 기반의 디지털 트윈을 통해 실시간 상태 모니터링과 성능 저하 예측을 수행하고 있다. 이 플랫폼은 각 미사일의 구조적 건전성과 열화 수준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장기 운용 중 발생할 수 있는 추진제 및 구조체의 열화에 대한 조기 진단을 가능하게 한다[17].
한편, Sentinel ICBM 프로그램(구 Ground Based Strategic Deterrent, GBSD)은 초기 설계 단계부터 디지털 트윈 기반 설계를 채택한 대표적 사례로, 구조 건전성 예측 정밀도의 획기적 향상이 기대된다. 약 60억 개 이상의 다양한 설계 대안을 시뮬레이션함으로써 최적 설계를 도출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운용 중 센서 기반 진단 데이터와 연계되어 구조적 건전성 및 수명 예측 정밀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18]. 본 시스템은 설계–제조–운용–정비 전 주기를 하나의 디지털 연속선상에서 관리하는 통합형 디지털 트윈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구축되었다.
NASA의 SLS(Space Launch System) 프로그램에서는 열-기계 연계 시뮬레이션 기반 디지털 트윈을 구축을 위해 구조 건전성과 연소 안정성을 도모하고 있다. 이는 고체로켓 부스터 발사 환경을 모사하기 위해 열-기계 연계 다중물리 시뮬레이션을 수행하고 있으며, 이는 디지털 트윈 기반 예측 모델 구축을 위한 기술적 기반으로 활용되고 있다[19]. 이와 같은 국방 분야의 디지털 트윈 적용은 고체 추진체계의 상태기반정비 및 수명주기관리 기술의 진화를 이끌고 있으며, 향후 고체로켓 기반 무기체계의 신뢰성과 운용 효율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핵심 요소로 평가된다.
미국의 주요 방산기업인 Northrop Grumman은 고체로켓의 밀폐 구조 내에 내장형 센서가 포함된 스마트 실링을 적용하여, 저장 중 누설, 내부 압력 변화, 열화 가능성을 감지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는 단순 센서 장착이 아닌, 실링 구조 자체가 계측 기능을 가지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Fig. 12는 스마트 실링 구조(30번)가 적용된 고체추진기관의 단면 구성을 나타낸다. 해당 실링은 추진제 그레인과 모터 케이싱 사이의 계면에 위치하며 저장 상태에서 밀봉 기능을 수행함과 동시에 내부 압력 변화, 가스 누설, 열화 징후 등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 기능이 통합되어 있다. 센서로부터 획득된 신호는 외부의 데이터 수집 장치로 전송되며, 이상 징후가 사전 정의된 임계값을 초과할 경우 경고 알림이 발생한다. 이를 통해 저장 중 추진제의 안전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상태기반정비 체계에 직접 활용할 수 있다[20].
미국 일리노이대학교의 CSAR(Center for the Simulation of Advanced Rockets) 연구진은 분자동역학과 연속체 기반 열-기계 시뮬레이션을 연계한 다중 스케일 모델링 기법을 적용하여 고체추진제 내 열전달, 화학적 분해 반응, 균열 전파 등의 상호작용 메커니즘을 정밀하게 분석하였다. Fig. 13은 스페이스 셔틀 RSRM의 스타 그레인 영역에서 정상 연소 시작 직전 시점의 가스 온도 분포를 나타낸다. 이는 ROCFLO 시뮬레이션을 통해 계산하고 Rocketeer 시각화 툴로 표현한 결과이다. 이와 같은 접근은 고체추진제의 분자 수준 열화 양상을 고려한 디지털 트윈 기반 예측진단 플랫폼의 기초 모델로 활용될 수 있다[21,22].
3.2 중국
Zhang 등[23]은 셸, 추진제, 노즐, 접착 인터페이스 등 주요 구성 요소별 고장 메커니즘을 분석하고, 4차원 디지털 트윈 모델을 기반으로 한 실시간 상태 감시 및 고장 예측 아키텍처를 제안하였다. 해당 연구는 고체추진체의 동적 열화 상태를 시간 및 공간적으로 예측 가능한 구조로 모델링하였다는 점에서 초기 적용의 중요한 사례로 평가된다. 구조 건전성 모니터링의 관점에서 기존의 파괴시험 기반 접근이 지닌 한계를 비판적으로 고찰하고, 광섬유 센서와 같은 고신뢰 센서 기술의 적용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이들은 변형률, 온도, 압력 등의 파라미터를 실시간 계측할 수 있는 센서 기반 구조 모니터링 시스템이 향후 비파괴 진단 기반의 건전성 평가 체계로 발전할 수 있음을 시사하였다.
Liu 등[24]은 고체추진체 디지털 트윈 구축 시 마주하게 되는 기술적 장애 요소를 정리하였다. 특히 고온·고압 환경에서의 센서 신뢰성 확보, 해석 모델의 물리 기반 정합성 유지, 실시간 처리 성능 등의 복합 문제들을 제시하며, 고체추진체에 특화된 디지털 트윈 구현을 위한 연구 프레임워크를 제안하였다 이들은 모델링 정확도, 센서 데이터 수집 한계, 실시간성 확보 등 여러 복합 문제를 지적하며, 고체추진체에 특화된 디지털 트윈 구축을 위한 기술적 우선순위와 방향성을 제시하였다.
Ma 등[25]은 고체로켓모터의 조립 품질을 사전 예측하고 오류를 제어하기 위한 디지털 트윈 기반 프레임워크를 설계하였다. 이 연구는 온라인 모니터링 기반의 품질 제어를 목표로 하며, 특히 조립 과정 중 발생할 수 있는 구조 편차나 공정 이상을 실시간으로 식별하는 기술구조를 제안하고 있다는 점에서 생산 공정에의 디지털 트윈 응용 가능성을 보여준다. 조립 품질의 편차가 고체추진체의 성능 및 건전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주목하여, 조립 과정 중 발생할 수 있는 공정 이상을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제어하는 디지털 트윈 기반 프레임워크를 설계하였다. 이 연구는 조립 공정 자체를 디지털 트윈 범주에 포함시킴으로써, 제조단계부터의 건전성 확보 개념을 확장시킨다는 점에서 차별적인 접근을 제시한다.
3.3 일본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입실론(Epsilon) 고체로켓의 복합재 모터 케이스에 FBG 센서를 적용한 구조 건전성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하였다. 해당 시스템은 최대 1%의 고변형률과 함께 100 kHz 이상의 고속 응력 변화 및 음향 방출(acoustic emission, AE) 신호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이러한 기술은 고체로켓의 지상 압력 시험에서 활용되었으며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추진체 구조의 이상 징후를 조기에 감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실험적으로 검증하였다. 특히 복합재 케이스 내부에 다채널 FBG 센서를 분산 배치함으로써 비침습적이면서도 고해상도 측정이 가능한 구조 건전성 진단 플랫폼의 유효성을 제시하였다. 이와 같은 접근은 향후 고체추진기관의 디지털 트윈 기반 실시간 건전성 평가 시스템 구축을 위한 기술적 기반이 될 수 있다[26].
4. 결 론
고체추진기관은 단순한 구조와 높은 에너지 밀도, 그리고 장기 저장에 유리한 특성 덕분에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분야에서 오랜 기간 핵심적인 추진 시스템으로 활용되어왔다. 그러나 점화 이후 연소를 제어할 수 없는 비가역적 특성과 함께 고온·고압·가연성 환경이라는 특수한 운용 조건으로 인해 구조 건전성 모니터링과 예측 정비 기술의 적용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존재한다. 특히 운용 전 단계에서의 열화 상태를 정밀하게 파악하지 못할 경우 임무 실패나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고체추진기관에 특화된 고도화된 상태 진단 기술의 확보는 필수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본 논문에서는 고체추진기관의 열화 메커니즘을 구성 요소별로 분석하고 기존에 수행되어 온 파괴시험 중심의 평가 방식의 한계를 지적하였다. 더불어 액체추진기관과 가스터빈 등에서 성공적으로 도입된 디지털 트윈 기반 구조 건전성 모니터링 사례를 비교 분석하여 고체추진기관에 적용 가능한 기술적 방향성과 필요 요소들을 정리하였다.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고체추진기관에 적합한 내장형 센서 기술과 다중물리 기반 시뮬레이션, 인공지능 기반 예측 알고리즘을 통합한 고충실도 디지털 트윈 프레임워크의 구축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해외에서는 이미 센서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하여 고체로켓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열화 진행 양상을 정밀하게 예측하는 기술이 다수 개발되고 있다. 특히 FBG 센서, MEMS 기반 화학 센서, 스마트 실링 구조 등은 고체추진기관의 특수한 환경 조건에서도 정밀한 계측을 가능하게 하고 있으며 분자동역학과 연계된 시뮬레이션 기법은 추진제 내부의 열화 과정에 대하여 분자 수준에서의 분석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기술들은 단순한 상태 진단을 넘어, 유지보수 시점 결정과 수명 예측, 안전성 향상 등 운용 전반에 걸친 효율화를 실현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디지털 트윈 기반 건전성 평가 기술이 아직 초기 연구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일부 센서 요소 기술이 제한적으로 개발되고 있을 뿐 전체 시스템 통합 수준의 기술은 확보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는 향후 고체추진 무기체계의 정비 효율성과 운용 신뢰성 확보에 있어 기술적 공백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국내에서도 고체추진기관의 특수성을 반영한 맞춤형 센서 기술 개발과 함께 실시간 데이터 기반 시뮬레이션 모델, 예측 정비 체계 구축을 위한 통합 연구가 시급하다.
향후 고체추진기관의 건전성 모니터링 기술은 파괴시험 중심의 기존 패러다임을 넘어 물리 기반 모델과 AI 알고리즘을 연계한 예측 중심의 디지털 트윈 체계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무기체계의 신뢰성 향상은 물론, 유지비 절감 및 운용 효율성 제고라는 실질적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고체추진기관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기반 기술을 조기에 확보하고, 실용적 운용 모델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복합 환경에서의 센서 내구성 확보, 데이터 기반 열화 예측 알고리즘 고도화, 통합형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을 중심으로 한 연구가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